
국립창원대학교 GAST-기계공학대학 윤태영 교수 연구팀은 차세대 이차원 나노소재인 MXene(맥신)과 금속유기골격체(MOF) 유래 금속산화물의 계면을 원자 수준에서 제어하고, 이를 대면적 롤코팅 공정에 적용한 고성능 플렉시블 에너지저장 기술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화학공학 분야의 세계적 국제학술지 ‘Chemical Engineering Journal’ (Impact Factor 12.5, JCR 분야 상위 4%)에 게재됐다.
*논문명: Hierarchically engineered MXene/metal-organic framework-derived Fe₂O₃ heterointerfaces for high-performance flexible asymmetric supercapacitors with enhanced redox kinetics and electronic structure modulation)
*논문링크=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pii/S1385894726062601?via%3Dihub)
윤태영 교수 연구팀에 따르면 웨어러블 전자기기와 유연 전자소자의 빠른 성장으로 가볍고 자유롭게 구부릴 수 있으면서도 높은 에너지와 출력을 안정적으로 저장할 수 있는 차세대 에너지저장장치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기존 배터리는 높은 에너지 밀도에도 불구하고 충·방전 속도가 느리고 반복적인 변형에 취약하며, 슈퍼커패시터는 빠른 충·방전과 긴 수명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상대적으로 낮은 에너지 밀도가 한계로 지적돼 왔다.
특히 고성능 전극 소재로 주목받는 MXene은 높은 전기전도도를 갖지만, 얇은 층들이 서로 다시 겹쳐지는 ‘재적층(restacking)’ 현상으로 인해 이온이 이동할 수 있는 공간과 전기화학적 활성 면적이 감소하는 문제가 있다. 또한 실험실 수준에서 우수한 성능을 보이는 나노소재를 실제 대면적·유연 전극으로 균일하게 제조하는 것도 상용화를 위한 핵심 난제로 남아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MXene과 MOF에서 유래한 산화철(Fe₂O₃)을 결합한 새로운 이종계면(heterointerface) 전극 구조를 설계했다. Fe₂O₃ 나노입자를 MXene 층과 결합시켜 MXene의 재적층과 입자 응집을 억제하는 동시에, MXene의 높은 전기전도성과 Fe₂O₃의 우수한 산화·환원 특성을 함께 활용했다. 여기에 전극 소재를 탄소섬유 기판에 균일하게 압착하는 롤코팅 공정을 적용해 얇고 균일하면서도 유연한 전극을 제작했다.
연구팀은 전극 두께와 표면 균일도가 에너지저장 성능을 좌우한다는 사실도 규명했다.
롤 간격을 최적화해 제조한 전극은 수작업으로 제작한 전극보다 균일한 표면과 낮은 전하이동 저항을 나타냈으며, 전해질과 전극 소재의 접촉을 촉진해 전기화학적 성능을 크게 향상시켰다. 특히 롤코팅 공정은 단순히 전극을 제조하는 기술을 넘어 소재 간 접촉과 전자 이동 경로를 제어하는 핵심 공정으로 작용했다.
연구팀은 밀도범함수이론(Density functional theory, DFT) 기반 양자역학 계산을 통해 이러한 성능 향상의 원인을 원자 수준에서 규명했다. 계산 결과, 개별 MXene과 Fe₂O₃에서는 전자가 이동할 수 있는 상태가 제한적이었지만, 두 소재가 계면을 형성하자 전자 이동을 촉진하는 새로운 전자 상태가 형성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MXene 표면의 수산기(–OH)가 존재하는 계면에서는 페르미 준위 부근의 전자 상태가 크게 증가해 빠른 전하 이동에 유리한 전자 구조가 형성됐다. 또한 원자 단위의 전하밀도 분석 결과, Fe₂O₃와 MXene 사이에서 뚜렷한 전하 재분배와 강한 계면 결합이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계면은 전해질 속 수산화이온(OH⁻)의 흡착과 탈착을 효과적으로 조절해 빠르고 반복 가능한 산화·환원 반응을 가능하게 했다. 연구팀은 계산으로 예측한 강한 계면 결합이 실제 FT-IR 분석에서 새롭게 관찰된 Ti–O–Fe 결합과 XPS 결합에너지 변화로도 확인돼, 시뮬레이션과 실험 결과가 일관되게 부합함을 입증했다.
그 결과, 개발된 MXene/Fe₂O₃ 음극은 1 A/g의 전류밀도에서 421 F/g의 높은 비정전용량을 나타냈다. 연구팀은 여기에 MOF에서 유래한 MnCo₂O₄ 양극을 결합해 플렉시블 비대칭 슈퍼커패시터를 제작했으며, 최종 소자는 400 W/kg의 출력밀도에서 30 Wh/kg의 높은 에너지 밀도를 달성했다. 특히 1만 회의 반복적인 충·방전 이후에도 초기 성능의 92.2%를 유지해 뛰어난 장기 안정성을 입증했다.
이번 연구는 단순히 새로운 전극 소재의 성능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원자 수준의 계면 설계가 실제 전극 제조 공정과 에너지저장장치 성능으로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체계적으로 규명했다는 점에서 학술적 의의가 크다. 특히 양자역학 계산을 통해 예측한 전하 재분배와 전자구조 변화를 실제 분광학적 분석과 전기화학 실험으로 검증하고, 이를 다시 대면적 롤코팅 공정과 플렉시블 소자 제작으로 확장함으로써 ‘원자 설계–소재 합성–공정–소자’로 이어지는 멀티스케일 연구 전략을 제시했다. 또한 기존의 실험실 단위 나노소재 연구에서 한 단계 나아가 롤코팅 기반의 확장 가능한 전극 제조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향후 웨어러블 전자기기, 유연 센서, 휴대용 전자장치 등 높은 출력과 반복적인 기계적 변형이 동시에 요구되는 차세대 에너지저장 시스템 개발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립창원대 윤태영 교수 연구팀과 연세대학교 기계공학부 전성찬 교수 연구팀이 공동 수행했으며, 국립창원대는 기계공학과 염준빈 학생과 DNA+연구소 신홍철 연구원이 참여했다. 이 연구는 국립창원대 G-램프(LAMP)사업단(단장 박종규 교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세종과학펠로우십, BK21 스마트공장 교육연구단(4단계 BK21사업, 단장 박용갑 교수)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